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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여러 면에서 참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몽골로 여행을 가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으라면 저는 천혜의 자연, 친절하면서도 자긍심 넘치는 사람들, 저렴한 여행 비용을 꼽을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지난여름 막 승마를 배운 아이에게 말을 실컷 탈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무작정 몽골을 갔는데요. 막상 가보니 승마 이상의 매력이 너무나 많아 내년에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몽골 여행, 자유여행이 좋을지 패키지여행이 좋을지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 될 만한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몽골 자유 여행 vs. 패키지 여행
여행사 패키지를 통해 여행을 가게 되면 편리한 점이 참 많습니다. 현지어를 몰라도 가이드가 다 알아서 해주고 세부 일정이며 식사며 교통수단이며 크게 신경 쓸 게 없어 편리합니다. 반면 자유여행을 하게 되면 일정이나 루트를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고 개인적인 컨디션이나 취향에 맞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각자 여행하는 스타일이나 예산, 여행의 목적이 다르기에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고, 자신의 상황과 형편에 맞는 스타일로 여행하시면 됩니다. 자유 여행과 패키지여행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 봤습니다.
자유여행 | 패키지 여행 | |
장점 | - 일정이 자유롭다 -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여행 가능하다 - 내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할 수 있다 - 여행지를 조사하면서 여행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풍부하고 알찬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
- 현지어를 몰라도 된다 - 항공권, 숙소, 액티비티 예약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여행지에 관한 사전조사 없이 가도 문제되지 않는다 - 여행 시 골치아픈 문제는 여행사가 다 알아서 해준다 |
단점 | - 항공권, 숙박, 액티비티, 루트 등 여행 전반을 내가 직접 알아보고 예약하고 계획해야 한다(시간 소모) - 현지어를 조금이라도 하거나 통역 앱 등을 준비해 가야 한다 |
- 상대적으로 비싸다 - 자율성이 떨어진다(단체 스케줄에 맞춰 따라다녀야 한다) - 하기 싫은 액티비티도 해야 한다 - 외국에 가도 현지어 한마디 안 하고 올 수 있다(국내 여행과 다를 바 없음) |
몽골은 "현지 패키지"로 가야 하는 이유
보통 자유여행을 많이 선호하는 저희 가족도 지난여름 몽골은 처음이라서 "현지 패키지"를 이용해 다녀왔습니다. 현지 패키지란 항공권은 개인적으로 끊고, 몽골 도착 시점부터 몽골 출국 전 공항 도착까지 도움을 받는 패키지를 말합니다. 여행을 다녀오기 전에는 패키지로 한 번 다녀오면 그다음에는 그냥 개인적으로 알아봐서 (가능하면 좀 더 저렴하게) 다녀와야겠다는 생각도 사실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내년에 다시 몽골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지금 저는 자유 여행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유 1: 언어
대다수의 몽골인은 영어나 한국어를 거의 알아듣거나 말하지 못합니다. 영어 단어 위주로 말하면 단어 몇 개 알아듣는... 그런 수준도 아니라고 보시면 됩니다(절대 몽골 사람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경험담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니 오해 없으시기를). 그래서 몽골어-한국어 통역을 대동하거나 몽골어를 조금이라도 해야 하는데요. 몽골어 발음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발음하기 쉽지가 않아서 쉽게 배우기가 어려우며, 문자도 러시아어 알파벳(키릴문자)을 가져다 쓰고 있어서 러시아어에 친숙하지 않은 우리로써는 까막눈처럼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슈퍼에서 "애플"이 어디 있냐고 물어봐도 아무 대답을 들을 수 없고, "하우 머치"라고 가격을 물어도 대답을 듣기가 어렵습니다. 몽골 현지 패키지를 이용하면 한국어를 거의 한국인처럼 하는 몽골인 가이드가 24시간 붙어 다니며 제 귀와 입이 되어줍니다. 통역 없는 몽골 여행이라... 생각만 해도 까마득하네요.
이유 2: 교통(수단)
외국인, 심지어 선진국 외국인들이 와도 우리나라에 이구동성 감탄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중교통"입니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은 편리성이나 안전성 면에서 세계 Top 5에 들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몽골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유일하게 차가 많은 울란바토르는 교통 지옥에 가깝고(끼어들기, 신호위반 등)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포장된 1/2차선이나 비포장 도로를 접하기가 쉽습니다. 길이 없는 곳에도 차가 다녀서 길이 생기고 비가 많이 오면 그 길이 사라지고 다른 길이 생깁니다. 제가 여행 갔을 때 저희 가이드가 들려준 농담이 있는데요.
울란바토르에서 바쁘게 길을 걷어가고 있는데, 옆에서 차를 운전하고 가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가 "어디가? 태워다 줄게."라고 말하면 이렇게 대답한다고 합니다. "아니야. 나 지금 좀 바빠서 그냥 (걸어) 갈게."
현지인들이 이런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울란바토르의 교통 상황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현지 패키지를 이용하면 차와 운전기사를 동시에 배정받아 내 가족의 스케줄에 맞게 원하는 곳에 데려다주고 데리러 옵니다. 또한, 승마 체험 시에 말을 타고 한두 시간 갔다가 피곤해서 돌아오고 싶으면 말을 타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오지 않고 차로 데리러 옵니다. 말은 같이 말 타러 나가는 승마 가이드 분이 데리고 돌아가시고요.
이유 3: 현지인의 조언
다음 해 몽골 여행을 자유여행이 아니라 패키지로 가겠다고 결정한 데는 사실 이 마지막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저희 가족 가이드 분에게 몽골 자유여행으로 다니기에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그분이 (자기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몽골에는 언어나 몽골 실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을 적당히 속여 바가지를 씌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번은 외국인 손님과 택시 합승을 하게 됐는데, 택시 기사가 원래 택시 비의 두 배가 넘는 비용을 불러서 놀란 적도 있다고 말씀하시면서요. 제가 현지에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몽골 분들은 다들 자기 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넘치고 멋진 분들이었지만,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말이라도 통하면 그런 바가지를 쓰지 않겠지만, 언어도 전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조심해도 바가지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 이유로 저는 "현지 패키지" 옵션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다녀온 여행 경비와 패키지 포함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