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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방학 아이와 몽골 승마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말 타기에 몽골처럼 좋은 나라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가성비 면에서나 환경 면에서나. 내년에도 아이와 아빠만 다시 승마여행 후 제가 합류하여 몽골의 다른 여행지를 여행할 생각입니다. 우선 이번 포스트에서는 몽골의 대표 여행지, 현지 패키지(여행 방식), 몇 가지 여행 꿀팁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몽골의 대표 여행지
몽골이라고 하면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면서도 '칭기즈칸', '초원', '악뮤'(악뮤가 데뷔 전에 몽골에서 살았음) 정도 외에는 생각나는 게 별로 없습니다. 사실 몽골은 수도인 울란바토르 외에는 크게 도시화되거나 하지 않았고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너른 초원이 펼쳐지고 유목민의 게르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채널 보면 여행지에서 도로에 동물 떼가 출현하여 차가 가지 못하고 마냥 기다리는 모습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공항에서 테를지로 이동하면서 10분도 안 되어 그런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정말 내가 여행을 오기는 왔구나!"하고 바로 실감이 났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보통 몽골 여행을 간다고 하면 딱 3군데로 추려집니다. 테를지국립공원, 홉스굴, 고비사막인데요. 각 지역이 특성과 개성이 또렷해서 여행 목적에 맞게 선택하시면 됩니다. 세 랜드마크를 한꺼번에 다녀오시려면 일정을 좀 넉넉하게 잡아야 하며(일주일~15일 이상) 그렇지 않으면 길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이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몽골은 비포장 도로나 도로도 아닌 도로(차가 많이 지나가서 도로가 되어버린...)로 상당히 많아서 장시간 드라이브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 세 여행지 특장점, 고려할 점 알아보겠습니다.
몽골 여행지 | 특장점 | 고려할 사항 |
테를지 국립공원(초원) | - 엽서같은 너른 초원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음 - 말 타기에 최고(초원, 산, 강을 두루 건너다니며 말을 탐) - 몽골의 거의 유일한 랜드마크 징키스칸 동상을 볼 수 있음 - 울란바타르와 가까워(1~2시간 거리) 추가로 비행하지 않아도 됨 |
- 테를지는 여기만 여행하면 다른 곳도 너무나 가보고 싶어진다는 것 외에 단점이 없는 것 같네요. |
홉스굴(호수) | - 몽골의 바다로 불리는 호수 - 호수와 산, 전형적인 북유럽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음 - 여기서도 말을 탈 수는 있음(코스가 좀더 고난도) - 테를지보다 많이 추움 |
- 좀 추움(한여름에도 밤에는 경량 패딩 필요) - 승마 초급자는 승마 코스가 처음에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가능은 함 - 몽골 국내 비행 필요 |
고비(사막) | - 은하수를 볼 수 있음 - 아시아 한 가운데서 사막 경험 - 완전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찐 여행 경험 가능 |
- 일교차 심함 - 몽골 국내 비행 후 5시간 넘게 비포장 도로를 타고 가야 함(어린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비추) |
왜 몽골에 가고 싶은지 생각해 보시고 어느 곳으로 갈지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몽골은 부부, 연인, 친구, 가족, 단체 등 정말 다양한 계층의 여행객이 두루 찾는 여행 장소입니다. 제가 갔을 때도 승마 클럽 단체, 등반 클럽 단체 여행, 50대 부부, 30대 초반 남자 친구 2분,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 단위 여행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몽골 여행 패키지 선택 팁
몽골은 평균적으로 국민 대다수가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몽골어를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가거나 한국어 가이드 또는 통역이 있어야 합니다. 하다못해 슈퍼마켓에서 사과 가격을 물어봐도 영어로 물어보면 대답해주지 못합니다. 또한 대중교통, 렌터카 등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은 통역+차량을 팀당 하나씩 붙여서 여행하는 형태입니다. 몽골 여행 패키지는 찾아보면 정말 많은데요.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항공권 따로, 현지 여행사 따로 잡아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선택한 현지 여행사는 다음과 같은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1. 일정을 내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다(여행 내내 말만 타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되고, 단체 일정에 따라다니지 않아도 됨).
2. 공항픽업, 샌딩부터 모든 라이딩, 액티비티, 식사, 통역(가이드), 차량 및 운전사 모두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다(정말 신경 쓸 게 하나도 없었음).
항공권+패키지 비용 외에 사용한 경비는 돌아올 때 국영백화점과 몇몇 상점에서 쇼핑한 것밖에 없습니다.
몽골에 관한 흥미로운(몰랐던) 사실
몽골에 있는 내내 현지인 여자 가이드와 남자 드라이버 분과 함께 했는데, 국가의 발전 수준에 비해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놀랐습니다. 칭기즈칸의 역사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만난 현지분 한 분 한 분 자긍심이 느껴졌고 자신감 있는 눈빛으로 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몽골에서 지내면서 알게 된 몽골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 공유합니다.
1. 몽골인은 태어나면 누구나 국가로부터 80평 정도의 땅을 받는다. 바로 받는 것은 아니고, 성인이 되어 국가에 지역을 정해 신청하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위치가 좋으면 이미 남아 있는 땅이 없을 테니 신청할 수 없겠고, 남아 있는 땅 중에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분은 30대 후반이었는데, 아직 마음에 드는 땅이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땅이 귀한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그 땅에 뭐라도 일구면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 몽골인은 야채를 잘 먹지 않는다. 여자들은 최근 들어 샐러드를 조금 먹기 시작했지만, 남자들은 아직도 거의 안 먹는 추세라고 합니다. 몽골 남자에게 야채를 왜 안 먹냐고 물어보면, "항상 야채(풀)만 먹는 양, 소, 야크를 먹으니 그 고기를 먹으면 야채도 같이 먹는 셈이라 굳이 야채를 따로 먹을 필요가 없다."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3. 몽골인 평균 시력은 4.0~5.0 사이이고, 한때 기네스북 최고 기록이었던 시력 7.0 보유자 역시 몽골인이었다고 합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아이들 최고 시력이 2.0이고 보통 1.0~1.5인데, 시력이 4.0이면 얼마나 멀리, 얼마나 세세하게 보인다는 말일까요? 몽골에서 며칠만 있어도 눈이 깊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을 보면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정말 눈이 그렇게 좋은 게 당연하겠구나 싶습니다.
4. 몽골에는 두 가지 소리를 한 번에 낼 수 있는 전통 가수가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합니다. 몽골 여행 마지막 날에 전통 공연을 봤는데(기대 없이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꼭 보세요!), 거기에서 정말 한 사람이 두 가지 음정을 내며 노래하는 것을 봤습니다. 성대가 내는 휘파람 소리와 성대의 목소리가 합쳐진 소리라고 할까요? 아무튼 정말 신기했고, 8살 남자아이가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그것을 해보겠다고 흉내 내는 바람에 귀가 좀 많이 피곤했습니다.
이렇게 이번 포스트에서는 몽골의 대표 여행지와 여행사 선택에 관해 알아보면서 몽골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도 알아봤는데요. 광고 아니고 제가 직접 찾아서 체험해 본 내용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아직 몽골의 음식, 말 타기 경험, 게르 체험 등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몽골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시다면, 혹은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으시다면 좋은 정보 얻어가시기 바랍니다.